폐전기차 폐배터리 활용...전력공급 장치 기술 연구
서귀포 토평 천혜향 농가에 첫 기술 보급...결과 주목

지난 14일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사진 오른쪽 맨 앞)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소형 에너지 저장 장치로 만들어 자가 발전기로 활용 중인 서귀포시 토평동 시범 사업 농가를 방문해 김창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사진 왼쪽)에게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14일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사진 오른쪽 맨 앞)이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소형 에너지 저장 장치로 만들어 자가 발전기로 활용 중인 서귀포시 토평동 시범 사업 농가를 방문해 김창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소장(사진 왼쪽)에게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폐차한 전기차에서 나온 폐배터리를 농업용 무정전 전력공급 장치로 구축하기 위한 첫 기술 실증 작업이 서귀포시에서 진행,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제주도와 제주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 서귀포농기센터, 민간업체 2곳 등은 협력을 통해 자동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농업용 에너지 저장장치(ECO ESS) 개발을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천혜향 농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개발사업은 태풍과 낙뢰 등 자연재해로 인한 정전 피해 상황을 전력 단절 없이 지속적으로 전력 공급을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서귀포농기센터가 개발을 제안해 이뤄졌다.

지난해 4월 도와 제주테크노파크, 업체와의 개발 방향 협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협업을 이어오며 시제품을 개발하고 2차례에 걸친 시연회를 열었다.

저장장치 모습.
저장장치 모습.

이 저장장치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셀 10개를 하나로 조합해 만든 10.9h 용량의 착탈식 배터리 6세트와 충방전 제어 컨버터, 3상 인버터 장치에 소형 소화기를 장착하고 2중함에 조립했다. 상시전원과 비상시 배터리 투입에 따라 신호를 감지해 개폐 동작을 수행하는 등 환풍기(0.5h 규격) 5대를 3~4시간 구동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작동 도중 추가 보유한 착탈식 배터리를 교체하면 작동 시간 연장도 가능하다.

시연회에서는 환풍기 작동 중 전기 차단기를 내렸을 때도 환풍기가 멈춤 없이 작동, 사실상 정전 상황에서도 무정전 상태를 유지했다.

더구나 충전된 전기 에너지는 평상시에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제주 탄소 없는 섬 2030(Carbon Free Island 2030)’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 탄소중립 기반 마련으로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으로 농업분야 인프라 구축 등 새로운 비전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시설하우스 재배 농업인들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가 정전 상황이다. 낙뢰나 태풍 등 예기치 못 한 정전이 발생하면 하우스 내부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열고 닫는 자동개폐기와 온()풍기, 환풍기 등의 멈춤 현상으로 작물의 저온(냉해)이나 고온 피해 발생으로 작물이 죽거나 세력 회복에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비상발전기는 비상 전기 공급까지 빠르면 10여 초에서 1분 내외의 시간이 걸리고 스마트팜의 경우 프로그램 재부팅(재시동)까지 공백 시간이 발생한다. 비상발전기 1대를 설치하는 데 100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들고 비교적 넓은 공간도 필요한 현실이다.

앞으로 제주도 등은 이달에 내년도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사업을 신청했으며, 내달 실증농가 운영 교육에 이어 6월 실시간 배터리인버터 데이터 및 고장감지 모니터링을 거쳐 안전성과 편리성을 확인한 후 2025년 행정지원 사업으로확대 보급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대당 2000만원 수준인 설치 비용도 일반화를 거쳐 대당 500~600만원 수준으로 낮춰 사업 보조 등으로 농가의 부담을 덜 방침이다.

실증에 참여한 농가는 이번 농업용 무정전 전력장치는 태풍 내습시 환풍기를 작동한 후에 다시 비상발전기를 함께 작동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디젤발전기에 비해 소음도 아주 작고 심리적 안정감이 높다라며 차후 운반기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김창윤 서귀포농기센터 소장은 이번 장치는 사용 후 배터리를 농업에 적용하는 첫 사례로 내년 6월까지 관내 10곳에서 실증할 예정이라며 실증사업장에서 얻은 데이터는 관계기관과 면밀히 분석해 ESS 장치가 농업 현장에 확대 보급, 갑작스러운 정전에도 걱정 없이 안정적인 영농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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